최경희(55·구속 기소) 전 이화여대 총장이 승마 특기생을 뽑으라고 지시했다고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이 최순실(61)씨를 관용차에 태운 뒤 이대 교정을 구경시켜주기도 했다며 “최 전 총장이 정성을 많이 들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26일 열린 최 전 총장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학장은 “최 전 총장이 학장회의가 끝날 무렵 ‘승마 특기자 학생을 뽑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학생(정유라)이 있다는 것은 금기사항이라고 생각해 따로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학장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정씨가 입학한 뒤 최씨 모녀에 관심을 보였다. 김 전 학장은 “2015년 최 전 총장이 ‘승마 특기생으로 들어온 학생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다”며 “이후 최 전 총장이 최씨와 만나고 싶다고 해 그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함께 만났다”고 했다.
최 전 총장은 두 번째 만남에서 최씨를 총장 공관에 초대해 함께 식사하고, 관용차로 교정을 소개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최 전 학장은 “공관에 초대하는 일이 이례적인 건 아니다”며 “승마 특기생을 뽑으라고 할 이유도 없다”고 반발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최순실, 이대총장 차 타고 캠퍼스 드라이브
입력 2017-04-26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