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최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창궐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발언을 했다.
대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에이즈와 동성애의 긴밀한 상관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홍 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고 발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차별은 반대한다니, 동성애 때문에 지금 얼마나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하는 것을 아십니까"라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또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문 후보에게 던졌다.
그의 질문은 최근 육군 A대위가 사병과 동성 간 성행위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시켰다가 군형법 제92조의 6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개인적 비호감과 '차별금지' 논리를 앞세워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에이즈 문제와 차별금지법 문제를 피해갔다. 홍 후보는 이런 문 후보를 향해 "차별금지법이 사실상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의 '에이즈와 동성애의 상관성' 발언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에이즈 예방업무를 전담하는 질병관리본부는 2014년 작성한 ‘국가 에이즈관리사업 평가 및 전략개발’ 보고서에서 ‘동성 간의 성접촉이 현재까지 우리나라 HIV 확산의 가장 흔한 경로임을 시사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이 남자 동성애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도 ‘아직까지 남성 동성애자 간 성접촉이 에이즈의 주요 전파경로인 것으로 인정된다’고 나와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내 최대의 동성애 단체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구 동성애자인권연대) 보고서에도 나온다. 행성인이 2013년 발간한 ‘40~60대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인 생애사 보고서’에는 ‘국내 에이즈 환자의 다수는 남성 동성애자’라고 기록해 놨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구체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팩트체크'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음은 '대통령 후보 초청 TV토론회' 중 동성애 관련 내용
홍준표 후보: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문재인 후보: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 후보: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후보: “반대 하지요.”
홍 후보: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후보: “그럼요.”
홍 후보: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 그 앞에서 하고 있는데… 서울시청 앞에서.”
문 후보: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두지 않은 것이지요. 차별을 금지하는 것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까?”
홍 후보: “아니,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 제출한 게 이게 사실상 동성애 허용법이거든요. 문 후보 진영에서, 민주당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이….”
문 후보: “차별금지와 합법화하고 구분을 못합니까?”
홍 후보: “아니, 합법화는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는 반대하는 것이죠?”
문 후보: “네, 저는 뭐 좋아하지 않습니다.”
홍 후보: “좋아하는 게 아니고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묻는 것입니다.”
문 후보: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심상정 후보: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입니다.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의 인권과 자유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차별금지법, 계속 차별금지법을 공약으로 냈는데 그것을 후퇴한 문 후보에게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홍 후보: “아까 동성애 다시 물어보겠는데, 동성애는 반대한다고 하셨죠?”
문 후보: “동성혼은 합법할 생각은 없습니다.”
홍 후보: “합법화가 아니라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셨지않나?”
문 후보: “차별은 반대합니다.”
홍 후보: “차별은 반대한다니, 동성애 때문에 지금 얼마나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하는 것을 아십니까?”
문 후보: “그런 식의 성적인 지향 때문에 차별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하고 동성혼을 합법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홍 후보: “그게 사실상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법입니다.”
문 후보: “아니, 그 차이를 모르십니까.”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