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이 없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약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분명 좋지 않을 것이란 것을, 혹은 약을 먹어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마는 것이다. 지속적인 두통,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두통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열이 나면서 욱신거리기도 하고 바늘로 쿡쿡 쑤시듯 아프기도 하다. 눈이 빠질 것 같은 통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어지럽고 멍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이때 대개의 경우 두통약을 복용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두통약 복용은 약에 대한 내성을 키워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약물과용두통이라는 또 다른 양상의 통증을 불러올 뿐이다.
일반적으로 두통은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으로 구분한다. 2차성 두통은 뇌졸중이나 뇌출혈, 감염성 질환, 내과적 질환 등 원인이 명확한 두통 양상을 말하고, 1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 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사람의 뇌는 그 자체로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머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은 두피의 혈관과 근육, 얼굴, 코, 입, 귀의 신경이나 두개내 혈관이나 뇌를 감싸는 막 등이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종종 겪는 통증이라 치부하기 쉽지만 뇌졸중, 뇌암, 뇌염 등 위협적인 질환의 경고로 작용하는 만큼 결코 만만히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통에 관심을 거두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두통 치료를 위해 MRI나 CT와 같은 정밀검사를 받았음에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통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대개의 두통이 1차성 두통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2차성 두통처럼 위험한 상황은 연출하지 않을지 몰라도 만성 두통으로 이어져 끊임없이 일상이 괴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두통의 원인을 '어혈'에서 찾고 있다. 어혈은 쓸모없게 된, 생리적인 기능을 잃어버려 못쓰게 된 찌꺼기 혈액을 말한다. 어혈이 혈관 내에 응어리지거나 뭉치게 되면 뇌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된다. 그 영향으로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두통을 비롯해 어지럼증,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뇌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하면 일련의 증상들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풀과나무한의원 측에 따르면 어혈을 풀기 위한 한약인 뇌청혈해독탕을 통해 뇌혈류 순환을 개선한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약은 위 기능 저하,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전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뇌 속의 압력을 침을 이용해 낮추는 뇌압조절법, 전신 경락의 순행을 원활케 하는 치료로 혈액순환을 개선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나 피로, 수면 부족 등 일상에서의 습관 문제로 발생한 가벼운 두통은 진통제나 휴식을 통해 손쉽게 해소가 될 것이라 여기기 쉽다. 그러나 반복되는 두통이라면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