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가 조만간 가맹점 치킨 메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인상 시기는 다음 달 초로 예상된다. BBQ는 지난달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다 정부의 강한 압박에 포기했는데, 결국 강행키로 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로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BBQ 관계자는 "경영상 어려움에 부닥친 가맹점주들이 앞장서서 치킨값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조만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내부적으로 시기와 인상폭 등을 조율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인상폭은 지난달 초 발표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BQ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리는 등 주요 메뉴를 평균 9~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BBQ는 지난달 치킨값을 올리려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로 혼란한 틈을 타 치킨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계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압박을 가하자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2009년 이후 8년 만에 올리는 것이다.
BBQ는 지속적인 인건비·임차료 상승과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 등을 인상 요인으로 꼽고 있다. 치킨 업계는 통상 선두권 업체 중 한 곳이 값을 올리면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이 빠르게 확산되곤 했다. 교촌치킨 등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Q가 인상을 발표했던 메뉴는 마리당 2만원 미만이지만 대다수 업체가 판매 중인 메뉴에는 이미 2만원을 넘어선 치킨이 많다. 이번 인상을 통해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