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단일화…손학규 "고민해야" 김한길 "안돼"

입력 2017-04-25 09: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에서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를 놓고 정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김한길 전 선거대책위원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냈다.

현 선거사령탑과 옛 책사의 정반대 주장은 같은 날 각기 다른 라디오 방송을 통해 흘러나왔다. 손학규 위원장은 25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런 문답을 주고받았다.

◇ 신율: 어제 바른정당에서 오랫동안 의총을 했는데, 바른정당에서 단일화를 제안한다면 국민의당도 받아들이고 협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손학규: 지금 제가 결론을 바로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각하게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신율: 그 이유가 지금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좀 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 손학규: 그렇죠. 안철수 후보가 저하고 경선을 시작할 때는 한 10%대 지지율을 갖고 있다가 경선 끝날 때 열흘 만에 30%로 수직상승을 했거든요. 그게 반기문씨 지지세력이 안희정 쪽으로 갔다가 안희정이 몰락하면서 안철수로 오는 보수표, 개혁적 보수표라고 할 수 있겠죠. 이 표가 아무래도 바람에 들떠 있는 편이니까 이것을 정리해야 하는데 정리가 제대로 안돼 조정 국면에 들어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 신율: 네, 그런데 4월 초부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에 물밑 접촉이 있었단 얘기가 나오던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 손학규: 구체적인 접촉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개별적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 어차피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의 과정을 만들어야 할 텐데, 사전에 좀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논의들이 개별적으로 왔다 갔다 한 건 사실이겠죠.

◇ 신율: 그런데요. 이게 단일화 작업이 진행되면 호남 표가 날아가는 현상은 없을까요?

◆ 손학규: DJP 연합을 생각해보십시오. JP는 박정희와 같이 DJ를 죽이려 했던 사람 아니에요? 그런데 DJ가 JP하고 연합을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정권을 만들었죠. 그리고 총리를 2년 동안이나 줬고. 박태준, 이한동, 총리는 5년 내내 자민련이 했어요. 그걸 호남에서 다 지지해줬던 것 아닙니까. 노무현도 보십시오. 마지막에 깨졌지만 정몽준 하고 단일화해서 양강 구도 만들었던 거 아닙니까. 정몽준이 어떤 사람이에요? 재벌 그 자체죠. 

김한길 전 위원장은 비슷한 시각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했다. 안철수 후보의 현 상황에 대해 "짧은 시간에 정말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기를 맞은 것"이라며 "과연 맞는가 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분들이 부동층으로 돌아섰는데, 그들이 문재인 후보에게 간 것도 아니다. 조정기를 잘 넘기면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답을 했다.

◇ 신동호: 어제 바른정당에서 심야 의총 끝에 국민의당까지 포함하는 3당 후보의 원샷단일화 방안을 추진하겠다, 제안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 김한길: 날짜가 너무 없는데 또 그런 얘기를 하니까 당혹스럽네요. 몇 차례 토론을 통해 각당 후보들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충분히 보여줬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다 합치자, 그런 결의를 했다는 말씀인가요?


◇ 신동호: 김 전 위원장께서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역시 생각 차이가 큰데도 단일화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 김한길: 그때는 어쨌든 야 대 야 후보의 통합이었고요. 통합하는 과정에 정책 조율 등 오랜 협상이 있었죠. 정책을 조정해서 하나로 묶는 작업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날짜가 너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마 어려울 거고요. 제가 지금 말씀 듣고 당혹해 하는 것처럼 많은 국민들도 당혹해 하실 것 같은데요.

◇ 신동호: 그렇다면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짧게 한 마디로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을 하시는지요?

◆ 김한길: 지금 상태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