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혼자 죽지 않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는 증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발언은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을 통해 전해졌다.
노컷뉴스는 24일 법조계를 인용해 우 전 수석의 변호를 맡은 A씨가 지난달 평소 친하게 지내던 변호사에게 “우 전 수석이 ‘혼자 죽지 않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질문을 받은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활동했던 B변호사다. B변호사는 단순히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까지 비슷한 얘기가 직간접적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도 있다.
우 전 수석이 자신을 수사의뢰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와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검찰 조직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 전 감찰관의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 우 전 수석은 김수남 검찰총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 국장 등과 수시로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은 수사 실무진에게 전화해 압수수색을 만류했을 뿐 아니라 세월호 구조 실패 책임을 물어 해경 123경정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것도 청와대와 법무부 반대로 좌초됐다. 당시 법무부장관은 황교안 현재 국미총리겸 대통령직무 대행이다.
검찰 안팎에선 우 전 수석의 ‘엄포성’ 발언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처음에는 뭔가 이뤄지는 듯 하다가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며 “우 전 수석이 검찰을 보고 교묘한 플레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 (우 전 수석이) 다른 사람에게 전한 사실도 없다고 한다”면서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 전 수석을 재판에 넘기면 면죄부를 준다는 법조계 지적을 이유로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해 첫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일에 열린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