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협력기관인 극동포럼(회장 김영규)은 21일 울산광역시청 강당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제43회 극동포럼을 개최했다.
김 전 총리의 강의 주제는 ‘독일 통일에서 배우는 교훈’이었다.
김 전 총리는 독일 통일 과정을 연구하며 느꼈던 점을 바탕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관점과 태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두 달 전에도 독일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은 통일은 30~4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도 남북통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는 관점으로 통일을 바라봐야 하며 관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독일의 통일 과정을 공부하며 독일의 통일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고 하나님의 작품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여러 실수도 하나님이 통일을 위해 사용하신다. 하지만 사람들 역시 열심히 기도하고 제 역할을 감당했다”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동독의 경제상태가 심각했기 때문에 통일 후 독일은 후유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위기를 극복해 현재 유럽 제일의 국가가 됐다”며 "우리도 북한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해 통일 후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치권에 대한 요청도 잊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안보 정책은 대북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통일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통일비용을 너무 따지지 말자. 독일도 통일 후 최고로 높았던 동독의 자살률이 뚝 떨어졌고, 평균수명도 5년 이상 늘어났다. 우리도 북한 주민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작은 방법을 찾자. 그것이 통일의 시작”이라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울산극동방송 개국 1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이채익 자유한국당 정책부의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극동포럼은 시대의 주요 명제를 올바른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조명하기 위해 리언 라포트(Leon J. LaPorte) 전 한미연합사령관을 시작으로 김영삼 이명박 전 대통령, 한승수, 정홍원 전 국무총리, 성김 주한미국대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포럼을 개최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