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대선을 2주 남짓 앞둔 24일 저녁 유승민 후보의 사퇴 여부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연다.
바른정당은 오후 7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시락 의총’을 열고 유 후보 사퇴와 후보 단일화 문제, 향후 선거전략 등을 논의한다. 당초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던 유 후보도 입장을 바꿔 강원도 유세를 마친 뒤 참석키로 했다.
유 후보는 앞서 강릉 중앙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마지막 의총이라고 생각하고 가보겠다”면서 “제 입장은 분명하다. 가서 (의원들 의견을) 듣고 제 생각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중도 사퇴나 후보 단일화 없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의총은 바른정당 의원 33명 중 절반 이상인 17명이 소집을 요구해 열리게 됐다. 의총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은 유 후보에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포함된 ‘빅텐트 단일화’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하지만 유 후보와 가까운 의원들은 비록 지더라도 ‘명분 있는 싸움’을 해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후보 사퇴·연대를 주장하는 의원들과 유 후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바른정당은 창당 석 달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유 후보 완주 의사에 반발한 일부 의원들이 당을 이탈할 경우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유 후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유 후보와 바른정당 의원들이 후보 단일화 방침에 합의하더라도 국민의당과 한국당의 수용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두 당이 단일화를 거부한다면 유 후보로선 대선 완주 명분이 생긴다.
한국당에서도 보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황우여 전 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같은 뜻과 같은 목표를 가진 3명의 후보가 있다면 완주해서 상처만 남기는 것보다 양보와 단합으로 대의를 살리는 길이 낫다”고 말했다. 유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를 겨냥한 제안이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