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6년 전 안철수가 나를 찾아왔을 때…”

입력 2017-04-24 15:38

“6년 전에 바로 이 방인데, 나를 찾아와 이 방에서 만났을 때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정치를 이대로 두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꿈꾸기 어렵습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제가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제대로 바꾸고 싶습니다’ 나는 그 말을 기쁜 마음으로 들었다.”

김한길 전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오랜 칩거를 깨고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 건물 옥탑방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위와 같은 얘기를 꺼냈다. 안철수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6년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일화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당시 안철수 회장인가 사장인가, 사업으로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명예도 가졌던 분이 굳이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어 우리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했을 때 저는 기쁘게 그 말을 받아들였다. 정치 지도자는 목표와 신념이 뚜렷해야 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이런 점에서 저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상당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특정세력이 문재인 후보를 갑자기 모신 게 어떤 이유냐. 특별한 성과가 있어서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이기 때문에 앞세웠던 거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에 들어올 때 정치적 성과가 있었는가. 그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 때문에 선거의 여왕이 됐고, 그 결과를 우리는 보았다. 누구의 ○○○이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가 된다는 건 난센스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누구의 안철수가 아니라 분명한 목표 아래 스스로 험한 정치에 뛰어든 사람“이라며 문재인 후보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랜만에 언론 앞에 선 것에 대해 “여러 분들이 뒤에만 있지 말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앞에 나서서 말도 하고 유세도 해 달라고 말했다”며 “직책을 갖는 것보다 백의종군하면서 힘을 보태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