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 엇갈린 희비…문재인 "행복하다" vs 안랩 주가 폭락

입력 2017-04-24 14:09

대선 D-15인 2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희비가 엇갈렸다. 불과 2주 전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문재인 캠프에 경고등이 켜졌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행복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안철수 후보 ‘수혜주’로 분류되는 안랩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290여명에게 "요즘 제가 행복합니다. 승리가 피부로 느껴집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여러분의 땀과 눈물, 헌신을 하나하나 제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우리가 만들 제3기 민주정부는 더불어민주당의 정부입니다"라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행복하다”… 여론조사 결과에

이렇게 낙관적인 문자메시지는 23~24일 공개된 몇몇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선일보와 칸타퍼블릭 여론조사에서 다자 대결 상황을 가정한 경우 문 후보는 37.5%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안 후보는 26.4%로 하락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1.1%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훌쩍 넘겨 벌어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는 문재인 44.4% 안철수 32.5%였고, MBC·한국경제 조사에서도 문재인 39.1% 안철수 30.1%로 모두 지난 조사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거나 안 후보가 추월했던 1~2주 전 조사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안랩 주가 폭락… TV토론 결과에

안철수 후보와 관련돼 있는 ‘특징주’ 안랩은 24일 오전 14%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상·하한가 규정이 바뀌기 전이었다면 하한가를 쳤을 정도라 낙폭이 컸다. 오전 11시20분 전 거래일 종가보다 1만2700원(13.86%포인트) 하락한 7만8900원에 거래됐고, 오후 2시가 다 되도록 10% 이상 낙폭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연속 하락세다.

안랩 주가 폭락에는 전날 밤 중계된 대선후보 TV토론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3일 TV토론은 3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토론 시청률 26.4%에서 수직 상승했다. 그만큼 많은 유권자가 관심을 보였고, 그만큼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해석된다.

이 토론에서 안 후보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갑철수’ ‘MB아바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비평가들 사이에선 “안 후보가 토론 전략을 수정할 때”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사실을 인정하며 “민주당의 돈과 조직에 밀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 (안철수 후보의 급상승세에) 반드시 조정국면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에 그것이 왔다. 그러나 다시 반등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될 테고 그러면 안철수 후보가 결국 당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