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의 반란이 프랑스를 장악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집권하지 못했던 중도, 극우 성향 후보가 대선 결선투표를 벌이게 됐다. 중도 신당인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과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 중 한 명이 엘리제궁(대통령 관저)으로 들어간다.
AP통신은 24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개표율 90%를 기준으로 마크롱 전 장관이 득표율 24%를 기록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펜 후보는 22%로 2위다. 두 후보는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음달 7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두 후보의 결선 진출은 예상된 결과다. 대선을 앞두고 강하게 몰아친 비주류 정당의 반란을 1차 투표 결과로 확인했을 뿐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처럼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프랑스 대선까지 장악한 셈이다. 프랑스 공화정 사상 중도나 극우를 표방하고 당선한 사례는 없었다.
집권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으로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동안 사회당을 견제했던 공화당은 1차 투표에서 3위로 밀렸다.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90% 개표율 기준으로 득표율 20%를 기록했다. 좌파당 장뤽 멜랑숑 후보는 19%로 뒤를 이었다.
마크롱 후보는 결선 진출을 확정하고 파리 포르트드베르사유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프랑스는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순간과 마주하고 있다.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맞서 나가겠다”며 “국수주의자들의 위협과 직면한 상황에서 나는 모든 프랑스인, 애국자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 앞으로 2주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모아 함께 일하겠다”고 밝혔다.
르펜 후보는 에낭보몽에서 지지자들 앞에 섰다. 그는 “여러분이 나를 결선투표로 보냈다. 국민을 ‘엘리제’로 이끌 첫 걸음을 뗐다. 역사적인 결과”라며 “진짜 변화를 선택할 기회를 얻었다. 오만하게 명령하는 엘리트들로부터 자유를 얻을 때가 왔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