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가 1103일 만에 가족 품에 돌아온 백승현군의 유품 사진을 공개해 네티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임씨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103일 만인 어제 엄마 품에 돌아온 외동아들 승현이의 캐리어와 지갑”이라며 다섯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백군의 생전 사진과 하얀 얼룩이 진 여행용 캐리어, 지갑과 그 안에 들어있던 카드와 학생증, 지폐 5만원이 담겨 있다. 낡고 얼룩진 유품들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임씨는 “수학여행 용돈으로 쥐어 준 5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인 채…”라며 “평소에도 엄마 사랑해요를 입버릇처럼 외쳐주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고 어깨를 주물러주던 효자아들 백승현이었다”고 썼다.
“외동아들로 자라며 동물조련사의 꿈을 키웠던 승현이는 미처 꿈을 피워보지 못하고 별이 되었다”며 “대선에 묻혀가지만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와 애타게 기다리는 미수습 가족들,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계속해서 겪고 있는 승현이 부모님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수십건의 공유가 이뤄졌으며 수천건의 댓글이 달렸다. 게시물 아래엔 “가슴아프다” “잊지 않겠다” “유품을 보니 눈물이 난다” 등의 추모 댓글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