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쪽지' 공개로 안보관과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우리의 주도로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며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헌정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방력의 압도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핵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겠다"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집하다 결국 고립에 이은 궤멸의 길로 갈 것인지, 핵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문 후보는 "70년 전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중국을 설득해 6자회담을 재개하겠다. 미국을 설득해 북미관계 개선을 유도하겠다.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겠다"다고 강조했다.
'송민순 쪽지'를 계기로 3당이 문 후보의 ‘안보관’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는 비핵화 구상으로 국면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민주당의 ‘안보 장사’ 비판에 대해 “이 문제는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부분”이라며 문 후보를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을 보면 문 후보가 크게 거짓말을 한 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하는 분,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분한테 과연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 후보의) 말 바꾸기가 진짜 적폐”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지난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최근 토론회에선 ‘안 물어봤다’고 하다가 ‘북한이 아닌 주변에 취재만 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는 여러 정황증거가 명백한데 북한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이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지난 19일 토론에서 유 후보의 관련 질문에 “국정원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본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