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절단 논의까지… 더딘 수색에 미수습자 가족 '막막'

입력 2017-04-22 10:43 수정 2017-04-22 10:47

미수습자 수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세월호 수색 방식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시작한 선체 수색은 22일로 닷새째를 맞았다. 3층 일반인 객실 진입 준비작업은 이날부터 시작된다.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는 지난 21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수색방법에 대한 다른 입장을 내놨다. 

미수습자 가족은 수작업 방식의 현재 수색방법으로는 미수습자를 찾을 수 없다며 다른 방법을 제시하라고 선조위에 요구했다. 선조위는 수색작업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미수습자 가족의 양보와 이견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수습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체 4층(A데크) 아랫부분(좌현)에 꽉 들어차 있는 진흙과 각종 구조물·집기·내장재 때문에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리아샐비지 직원들이 양동이로 진흙을 퍼내고 각종 지장물을 꺼내고 있지만 이 모습을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해의 유실을 막으면서도 빠르게 수색을 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에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와 선조위, 코리아샐비지 등은 기계를 동원한 작업 대신 현재의 수작업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수색 속도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수색 방법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수습자 가족은 사실상 세월호 선체를 절단·절개해서라도 미수습자를 찾아 달라고 요구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21일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만 철재부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진입이 전혀 불가능한 세월호에서 진행된 사흘간의 수습작업은 사실상 전혀 진척이 없었다"며 "참사의 진상조사와 작업자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다시 수립해 달라"고 말했다.

한 미수습자 가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안 다치는 선에서, 그리고 진상조사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보강재를 대든 어떻게 하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사실상 선체 절단·절개 후 보강재를 덧댄 뒤 수색을 하라는 요구를 했다.

그러나 선조위는 당장 선체를 절단·절개하면 무게중심이 무너지면서 자칫 세월호 선체가 통째로 넘어져 아예 뒤집힐 수 있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선조위는 조건부 절단·절개를 제시했다. '선 미수습자 수색, 후 침몰 진상규명'이라는 현재의 방향에서 '미수습자 수색과 진상규명을 동등한 순위에 놓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김창준 선조위원장도 이날 "증거조사가 조기에 완벽하게 된다면 선체 자체의 증거물로서의 가치는 옅어진다"며 "그러면 증거조사가 끝난 뒤 그다음에는 좀 더 과감하게 (선체를) 파손한다든지 절단한다든지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증거조사 후 선체 절단·절개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또 "그간 미수습자 수색을 우선적으로 해왔는데 (침몰)원인 조사도 빨리하는 게 종국적으로는 가족에게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증거조사가 빨리되면 화물창이든 조타실이든 손 댈 수 있으니 훨씬 빨라진다"며 "미수습자 수색을 우선적으로 하되 증거조사도 허용해 줬으면 한다. 가급적 빨리 선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양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