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본부에서 37년 만에 최초로 5.18관련행사 열린다.

입력 2017-04-21 10:12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행사가 다음달 26일 열린다. 우여곡절 끝에 5월 단체와 외교부와 공동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5·18 세계화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5·18 기념재단은 “5·18 정부 공식 기념일 지정 20주년을 맞아 학술대회와 출판 기념회 등을 UN본부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UN 본부에서 5·18 관련행사가 열리는 것은 1980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기념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5·18의 바이블로 불리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책의 영문 개정판을 공개한다.

UN본부의 5·18 행사 개최는 당초 지난 1월부터 적극 추진돼 왔다. 하지만 UN 측이 정부의 승인이 전제돼야 한다며 원칙적 입장을 고수해 난관에 부딪혔다. 여기에 외교부 역시 정부 주관 행사를 해외에서 열려면 국무회의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5·18 기념재단은 공식 기념식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와 출판 기념행사라고 설득해 외교부의 동의를 받았다. 해마다 정부 주최로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정부 공식 기념식과는 관련이 없는 국제연대행사라는 것이다.

외교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행사는 해당국가 대표부 동의가 필요하다’는 유엔 사무국 지침에 따라 유엔 주재 한국대사를 공동 주최자로 행사를 공동 개최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UN본부에서 첫 개최되는 5·18 관련행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5·18재단은 국제학술대회에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과 5·18책자의 다국어 번역본을 소개한다. 출판기념회에서는 5·18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영문개정판을 공개할 예정이다.

학술대회에는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등 해외인사와 미주 한인회 관계자 등이 초청된다.

5·18기념재단은 독일에서 세계 각국 인권활동가의 교류 행사를 내년에 갖기로 하는 등 5·18 광주 공동체정신의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5·18재단 관계자는 “다음 주 뉴욕 현지를 방문해 외교부 관계자와 행사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할 것”이라며 “전 세계 192개 나라가 교류하는 평화와 인권의 상징인 UN본부에서 5월 관련행사가 역사적으로 열리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