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차 대선후보 토론'을 평가하며 "대통령과 야당 정치인 3명, 그리고 어버이연합 대표의 토론 같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9일 KBS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치, 외교, 안보'와 '교육, 경제, 사회, 문화' 분야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조 교수는 20일 SNS를 통해 "대통령과 3명의 야당 정치인과 1명의 어버이연합 대표의 대화 자리였다고 요약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그는 "2차 대선 토론. 마치 문재인 대통령을 네 야당 대표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몰아치는 듯했다. 홍준표는 색깔론으로, 유승민은 재원(財源)론과 핵무장론으로, 심상정은 더 많은 진보론으로 몰아쳤다. 안철수의 무기는 불분명했다. 문재인은 집권 후 닥칠 일을 연습했고, 나머지는 각자의 방식으로 야당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좌우에서 계속된 협공을 받았다. 시간 부족 등에 충분히 반격하지 못했다. 반박 논지가 분명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토론 점수는 낮게 받을 것이나, 정치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일방적인 질문 공세를 받았다. 질문과 답변 시간을 합쳐 각 후보에게 9분을 주는 총량제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문 후보는 다른 후보에게 질문할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조 교수는 "공격력으로는 2약 후보인 유승민과 심상정이 강했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문재인을 세게 쳐야 했다. 토론에서는 이긴 셈이나, 정치적으로는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안철수는 1차 토론에 비해 여유를 찾았다. 그러나 존재감이 약했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홍준표의 토론은 평할 가치가 없다. '세탁기'에 다시 들어가야 할 사람이다. 그러나 목표는 나름 달성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스탠딩 토론으로 확인한 것은 모든 후보가 2시간 서 있을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KBS 1TV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6.4%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공동으로 주관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1부 11.6%·2부 10.8%)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