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터키 해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3). 먼지와 핏자국에 뒤덮여 초점 없는 얼굴로 세계를 울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6). 기억하시나요?
두 어린이의 사진은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지구촌에 알렸습니다.
내전의 비극은 6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에도 시리아 반군 포위지역을 나와 정부군 관할지역으로 이동하던 시아파 주민들이 알레포 외곽 라시딘에서 차량 자폭 공격을 받아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헬멧’은 이번 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사망자가 140명을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테러를 당한 시아파 피난민들은 내전 중 반군에 장기간 포위됐던 알푸아와 카프라야 지역을 빠져나와 같은 시아파인 정부군이 통제하는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라타키아 등지로 이동하던 길이었습니다.
지난 17일 중국매체 '인민망'은 시리아 알레포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로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앰뷸런스에 앉아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 속 소녀의 이름과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머리에 감긴 붕대는 전쟁이 시리아 어린이들의 삶을 어떻게 할퀴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앰뷸런스에 멍하게 앉아 있던 소녀는 카메라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걸 직감하자 카메라를 향해 해맑은 웃음을 보였습니다. 천진난만한 미소는 전쟁의 참혹함을 잠시 잊게 해줄 만큼 밝고 예뻤습니다.
이 소녀를 다치게 한 폭탄테러의 주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시리아 난민 어린이는 약 560만명이나 됩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너무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