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파열이라고 하면 언뜻 축구선수가 떠오른다. 하지만 운동을 부르는 봄날, 십자인대파열은 누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십자인대파열의 80~90%는 비접촉성 손상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어떠한 대상과 부딪치지 않더라도 갑작스런 정지, 뒤틀림, 잘못된 착지 등을 통해 발생한다.
무릎 관절은 대퇴골, 경골, 슬개골 세 개의 뼈로 구성돼 있으며 전방십자인대는 무릎관절에서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하는 네 개의 주요 인대 중 하나다. 경첩 관절인 무릎관절은 내측 측부인대, 외측 측부인대, 후방 십자인대 및 전방십자인대로 구성돼 있으며 전방십자인대는 대퇴골에 대해 앞 방향으로 탈골되는 것을 막고 후방십자인대는 정강이뼈가 넓적다리뼈에 비해 뒤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며 무릎의 회전안정성에 기여한다.
십자인대가 있는 무릎은 활동량이 많고 움직이는 각도가 크기 때문에 인체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몇 시간이 지나면 무릎이 많이 붓고 운동범위가 줄어들고(즉 많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관절 면을 따라 통증이 발생하며 걸을 때 불안감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환자는 인대가 파열될 때 무릎이 빠지는 것 같은 감각을 느낀다고 한다. 진단은 x선으로 골절 유무를 확인한 후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전방십자인대손상을 확인한다. 이때 다른 인대, 반월상 연골 혹은 관절연골의 동반 손상 유무도 함께 확인해 진단한다.
전방십자인대파열로 진단되었을 경우 파열 정도에 따라 수술 혹은 비수술 치료가 시행되는데 불안정성이 없는 50% 이하의 부분 파열, 완전파열이지만 가벼운 운동에 불안정성이 없는 경우,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스포츠적 활동이 거의 없는 직장인 등), 활동성이 떨어지는 노인, 성장판이 열려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 비수술치료가 권장된다.
비수술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재건 수술을 받은 경우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1.29배 더 높아 장기적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가좌동 조기축구 회원인 양모씨(자영업. 35세)는 축구를 하다 무릎을 다쳤는데 다음날부터 통증이 없어져 보호대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했다고 한다. 다 나았다고 생각한 조씨는 한 달쯤 후 회원들과 다시 축구를 했는데 무릎의 연골까지 심하게 손상되고 말았다.
이처럼 십자인대파열은 증상도 금방 가라앉는 경우가 많고 양쪽 측부인대와 근육이 있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가자연세병원 최윤진 원장은 “십자인대손상은 운동 시작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면서 “파열 정도가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 원장은 “관절내시경 수술은 환부에 1㎝미만의 미세한 구멍을 내고 특수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절경을 삽입해 관절 상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수술”이라며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기간이 짧은 게 장점이지만 중요한 것은 매우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므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의료진에게 수술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