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는 어쩌나…'동전 없는 사회' 첫발 내딛다

입력 2017-04-19 13:02

편의점에서 현금 2000원을 내고 1600원짜리 캔커피를 사면 잔돈 400원을 동전으로 받는 대신 교통카드 등에 적립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20일부터 전국 편의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 2만3000여곳 매장에서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5개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 백화점, 슈퍼 등 2만3050곳이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한국스마트카드(T-머니), 이비카드(캐시비), 신한카드, 하나카드, 롯데멤버스, 네이버, 신세계I&C 등 7개 업체의 선불카드를 사용해 '동전 대신 적립'을 할 수 있다.

이는 동전을 갖고 다니는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동전제작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전 대신 적립한 금액이 늘어나면 일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에서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도 있다. 또 선불카드 적립 대신 직접 은행계좌로 입금해주는 시범사업도 조만간 착수할 방침이다. 대상 업종도 약국 등으로 확대된다.

차현진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등에서 시범사업을 당장 하기 어렵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정확한 답이 없지만 무리 없이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자판기, 노래방 등 동전을 사용하는 사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차 국장은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므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전이 없어지면서 물건 가격이 1천원 단위로 책정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한은은 선불카드 사용으로 물건값을 10원 단위로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시범사업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