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가까울수록·사육두수 많을수록 AI 발병률 높다…충남도 발병 농가 등 빅데이터 분석

오리·닭 등 가금류를 많이 기르거나 하천에 가까운 사육농가일수록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률이 높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육두수 10만 마리이상 농가는 4000마리 미만 농가에 비해 발병률이 548배,하천에서 200m 이내 위치한 농가는 2㎞ 밖에 위치한 농가에 비해 37배나 높았다.

행정자치부 정부통합전산센터와 충남도는 도내 4958곳의 가금류 사육농가 데이터와 지난겨울 도내에서 발병한 AI 현황, 2400여곳의 하천·저수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기법 중 하나인 의사결정나무 분석 결과 가금류 4000마리 미만 사육 농가
4547곳 중에서 AI가 발생했다. 반면 4000~10만 마리 미만 사육농가는 364곳 중 37곳에서 발생해 발병률(10.16%)이 4000마리 미만 사육농가(0.07%)의 154배나 됐다. 10만 마리 이상 농가는 발병률이 36.17%로 4000마리 미만 농가의 548배였다.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는 어떤 항목에 대한 관측값과 목표값을 연결해주는 예측 모델링 기법으로 발병에 주요한 변수를 찾아내는 분석이다.

하천과 거리가 200m~2㎞이내인 사육농가(1715곳)의 발병률은 0.1%로 2㎞ 밖에 위치한 농가(2952곳, 2.51%)에 비해 24.7배 높았다. 하천에서 200m 이내에 위치한 농가(291곳) 발병률은 3.78%로 2㎞ 밖에 위치한 농가의 37.2배였다. 저수지와의 거리는 발병률과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남도의 경우 AI 감염 매개체인 철새들이 풍서천, 곡교천 등 주로 하천에 서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집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은 비슷한 특성을 지닌 군집을 합쳐 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유사 특성의 군집을 발굴하는 기법이다.

군집분석으로 도출한 6개 군집 중에서 AI 발병률이 특히 높은 2개 사육농가 군집은 사육 두수가 많고 하천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특성을 보였다.

발병률이 가장 높은(20%) 군집은 모든 사육농가가 12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고 반경 1㎞ 이내에 다른 대규모 사육농가가 밀집해 있다.
 이 군집에 속한 논산시 광석면 사육농가가 지난 3월 추가로 AI 발병이 확인됐다.

발병률이 다음으로 높은(16.5%) 군집은 반경 1㎞ 이내에 다른 대규모 사육농가가 밀집한 특성은 같았지만 사육두수가 적고(중앙값 6000마리) 하천(철새도래지)과 가까웠다. AI가 발병되지 않았거나 발병률이 낮은 4개 군집은 사육두수가 적은 농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명희 행자부 정부통합전산센터장은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통합센터와 지자체가 협업해 AI 역학을 분석한 의미있는 사례”라며 “사육두수와 철새도래지인 하천과의 거리요인이 AI 발병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앞으로 AI 예방에 활용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AI 발병률이 높은 군집에 속하는 농가와 하천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분석 결과가 실제 방역에 활용될 수 있도록 6월 중 방역 담당자와 고위험군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할 방침이다.

또 철새도래지로부터 3㎞ 이내, 가금류 농장 500m 내 신규 사육업 허가를 제한하는 등 AI 방역 개선 대책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