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국립오페라단 야외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연출

입력 2017-04-18 20:33 수정 2017-04-18 22:43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국립오페라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야외 오페라의 연출을 맡았다.

 국립오페라단은 8월 25~26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서 ‘동백꽃 아가씨(La Traviata)’를 공연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자리인 만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선택, 한국적 색채를 입힌 ‘동백꽃 아가씨’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작품 선택 배경을 밝혔다.

 당초 국립오페라단은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지휘, 영국 웨일스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인 데이빗 파운트니 연출의 ‘마술피리’를 공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명훈 및 파운트니와의 계약이 난항을 겪은데다 야외오페라로 ‘마술피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작품을 변경했다.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동백꽃 아가씨(La Traviata)’의 연출, 무대 및 의상 디자인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맡는다. 정구호는 국립무용단의 ‘향연’ ‘묵향’의 연출, 무대 및 의상 디자인을 맡아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연출로 임명됐다가 송승환 총감독과의 불화설 속에 사퇴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라 트라비아타’의 배경이 되었던 18세기 프랑스 귀족문화를 동시대인 조선 정조시대의 양반문화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젊은 감각의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이 한복 제작을 맡고, 소품은 스타일리스트 서영희가 맡았다.

 지휘는 2012년 마체라타 오페라 페스티벌 ‘카르멘’,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타이스’를 지휘한 거장 파트릭 푸흐니가 맡는다. 출연 성악가는 계약이 완료되지 못해 아직 발표할 수 없지만 한국이 낳은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할 계획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동백꽃 아가씨’의 티켓 가격을 평균 1만원 선으로 정해 일반 시민이 부담없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회당 1만명 정도 관람하는 이번 공연은 방송사 및 인터넷 포털과 연계하여 실시간 생중계도 계획중이다. 그동안 민간 오페라계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에 대해 낭비적 요소가 강한 1회성 이벤트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을 의식, 저렴한 가격과 많은 수의 관객 관람을 유도하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이번 공연은 이후 2018년 1월 강릉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아트센터에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