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인한 조타수의 양심고백은 사실이었다…2층 외벽 천막 확인

입력 2017-04-18 06:33
사진=일본에서 수입하기 전 사진(SBS 캡처), 조타수 오용석씨 양심 고백 편지(국민일보 DB)

‘세월호 2층 화물칸 벽 일부가 철제가 아닌 천막으로 돼 있어 급격히 침몰했다’는 조타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왔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근접사진을 확인한 결과 2층 화물칸이 비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수입하기 전 사진에도 2층 외벽이 없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공영길 위원은 육상 거치를 완료한 세월호의 근접 사진을 확인한 결과 선미 2층 화물칸(C데크)의 1.5m 높이 공간이 비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 위원은 “총 3m의 공간 중 철제로 막혀 있어야 할 1.5m가 비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부분을 막아 놓은 천막이 침몰당시 충격으로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침몰 초반에 좌현 램프에 물이 유입되면서 세월호가 기울었다”며 “이후 45도 이상 기운 이후 천막으로 막아놓은 부분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세월호가 60도까지 급속히 기운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는 세월호 조타수였던 고 오용석씨가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 장헌권 담임목사에게 보낸 양심 고백 편지 내용을 뒷받침한다. 폐암으로 숨기기 전 오씨는 양심고백을 해달라는 장 목사의 편지에 답장했다. 여기엔 “세월호 선미 2층 화물칸 하층부 외벽이 철제가 아닌 천막으로 돼 있어 급격한 해수 유입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오씨는 또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뒤에 그림으로 보낸다”며 직접 그린 세월호 단면도를 그려 설명했다. 오씨는 복역 중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됐다가 지난해 4월 숨졌다.

당시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확인을 해보겠다”면서도 “상식적으로 선체가 천막으로 돼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SBS가 17일 공개한 일본에서 수입하기 전 세월호의 사진을 보면 2층 외벽이 없다. 국내에서 운항할 때는 흰색으로 가려져 있는 것으로 미뤄 천으로 막고 운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세월호가 급속히 침몰하게 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평소엔 문제가 없지만, 배가 기울어 바닷물이 밀려오면 천막으로는 수압을 버틸 수 없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지 101분 만에 침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