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선거 벽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제석 대표가 “자문만 했을 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의 이제석 대표는 17일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선거 벽보는) 내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포스터가 아닌 홍보 전반에 대해 자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미지 중심으로 가고 텍스트를 줄이자고 얘길 했더니 그렇게 대충 만들어 온 것”이라며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하는데 그냥 단순하게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후보 사진 중에 쓸만한 이미지가 없었다며 “국민의당이 홍보에 너무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사람들이 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지만 이후 국민의당 홍보본부 본부장을 통해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는 입장문에서 “갑자기 제 이름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포스터 등에 대한 당 내부 반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제 이름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은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정치적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도와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누가 해서 좋다, 싫다가 아니라 본질을 보는 눈이 중요하다”며 “후보들을 보고,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6일 파격적인 선거 벽보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기호와 이름은 흐릿하게 처리됐고 두 손을 치켜든 상반신이 모두 들어갔다. 당명도 빠졌다. 해당 벽보를 이 대표가 만들었다고 알려지면서 ‘안철수 포스터’와 ‘이제석’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광고 천재’로 불리는 이 대표는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 24세에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유명세를 탔다. 2007년 원쇼페스티벌(최우수상)을 시작으로 1년간 29개의 세계적인 광고 공모전을 휩쓸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를 설립한 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익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