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공연을 주최한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한 시민에게 받은 손편지를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시민에게서 받은 손편지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편지에는 "4월 16일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던 날이기 때문에 '내가 공연에 가서 신나게 뛰어놀아도 되는 것일까?'라는 죄책감이 마음 속에 공존한다"고 적혀 있다.
이어 "콜드플레이가 16일 공연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며 '픽스 유(Fix you)' '옐로(Yellow)' 등의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시민은 또 "이 감정이 모순적이고 이기적으로 들리실 수 있겠지만 적어도 몇 명은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공연에 참석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부탁드려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부회장은 "4·16 이라고 해서 공연을 추모식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콜플(콜드플레이)이 한마디라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면서 "옐로가 무언가를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두 번째 곡이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바로 묵념까지 하고 공연의 흐름을 타네요. 덕분에 모두가 행복했다"고 말했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5일과 16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 공연을 했다. 이틀 동안 열린 공연에 약 10만명 관객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콜드플레이 멤버들은 ‘세월호 3주기’였던 16일 공연에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착용하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에서 두 번째 곡으로 '옐로'를 불렀다. 이 순간 모든 관객의 팔찌에서 노란 불빛이 켜지며 추모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광판에는 노란 리본이 띄워졌고, 10초간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다.
세월호 묵념 영상
콜드플레이가 “한국인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겠다"며 부른 '픽스 유’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의미를 더했다. ‘픽스 유’는 큰 슬픔에 빠진 이를 위로하는 곡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탄핵 찬가’로 불리는 또 다른 히트곡 ‘비바 라 비다’가 나오자 관객들이 다 함께 ‘떼창‘ 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태극기를 들어 올리며 한국 팬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드러낸 콜드플레이는 ‘Love’라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남기고 무대를 떠났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