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제석 "당명 일부러 뺀 것 아냐, 안철수 나오면 국민의당인지 모르나"

입력 2017-04-17 17:1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 포스터 구성 자문을 맡은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가 "당명은 일부러 뺀 것이 아니다"며 "안철수에 삼각 바람개비가 있으면 국민의당 인줄 다 알지 '저는 국민의당 후보입니다'이렇게 쓸 필요가 있느냐"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 후보 포스터에 당명이 지워진 것은 보수세력의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한 반박이다.

 이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포스터만큼 당 컬러를 많이 쓴 포스터가 어디 있느냐. 화면의 70%가 녹색이면 컬러는 충분히 살렸는데 글자를 안 썼다고 트집을 잡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자문에 응할 때 '있는 사진을 쓰고 글씨는 최소화 시키라'고 주문했다"며 "띠에 글자가 있으니 거기에 슬로건을 붙이고 뒤에 백드롭이 있으니 거기에 후보명을 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웃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후보들은 표정을 연출한다. 저는 그것도 가식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포스터 사진이 합성이냐 아니냐 하는데 이 합성의 목적이 이상한 데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잖느냐"며 "마땅한 사진이 없어서 합성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꼬투리 잡으려고 철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생각을 많이 하면 오히려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포스터 자문을 맡은 과정에 대해 "당의 포스터 제작사가 따로 있고 저희 회사는 정치중립적 입장이라 회사 차원의 수주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무료로 안 후보 측의 자문에 응했다는 얘기다. 이어 "대리인을 보내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안 후보는 총선 전  본인이 직접 전화한 뒤 찾아와 함께 밥을 먹었다"며 "거기에 호감을 느껴 이후 관련 자문에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당명인 '국민의당' 선정 과정에도 자문에 응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저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꾸밈없이 포장 안하는 걸 택하라'고 한 것이고 이런 파격적인 결정을 하려면 오너가 과감히 판단해 진행해야 한다. 결정장애있는 사람들은 못한다"며 "안 후보가 TV에선 유약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이지만 상당히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회가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발전이 있다. 파격을 두려워하고 변화, 발전하는 게 두려우니 다들 포스터로 욕먹기 싫은거다. 포스터가 나온 결과를 보면 만든 사람의 면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 잘한다는 것 하나만 보고 일을 맡기는 선택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당에 뼈를 박고 봉사한 사람에 일을 맡기거나 패거리들끼리 일을 나눠먹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이렇게 제 말을 경청하고 소통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이슈가 되자 다들 한 자리 하려고 그러나 일을 따가려고 하나 오해하더라"라며 "순수하게 도와준 것이고 어디 같이 나타나기도 싫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지지할 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 기본적으로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고사람 하나 보고 도와주는 것"이라며 "선거 도운 사람들이 나중에 가서 요직을 차지하는 것은 악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가끔 사람들이 후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듣고 싶어하는 얘기해주는 사람, 말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며 "저는 회사 직원 뽑을 때 처럼 '저런 사람에게 나라 맡겨서 부려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