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 심사)에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영장심사가 끝나기 직전 직접 써온 원고를 들고 5분가량 최후진술을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나라를 바르게 이끌자는 생각만 했다. 사리사욕을 챙기고자 했으면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켜오신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까, 새로운 도약을 이끌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 국민의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아버지 때부터 ‘청와대까지 오는 민원은 온갖 곳을 거쳐도 해결이 안 돼 마지막에 오는 민원이므로 하나하나가 애환이 담겨 있다’고 배웠다”고 했다. 이어 “비서진에 민원을 해결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지만, 살펴보고 가능하면 신경 써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최후진술을 마칠 즈음 박 전 대통령 목소리가 떨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형제자매도 청와대에 들이지 않고 일만 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한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가지 혐의를 적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 본격적인 심리는 대선이 끝난 5월 중순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