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파격적인 선거 포스터가 ‘광고 천재’라고 불리는 이제석씨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16일 공개된 안 후보 선거 벽보는 다른 후보들과 확연히 달랐다. 국민의당이라는 글자는 어디에도 없었고 기호와 이름은 배경으로 흐릿하게 처리됐다. 두 손을 치켜들고 있는 안 후보의 손끝은 잘려나갔다. 안 후보 뒤에 겹겹이 비친 그림자도 그대로였다.
국민의당 측은 마지막 경선 당시의 사진을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벽보에 들어간 안 후보의 모습은 합성 기법이 적용됐다. 손목시계의 위치, 머리 모양 등을 살펴보면 몸과 얼굴이 각각 다른 날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얼굴은 좌우 반전 기법을 사용했다. ‘국민이 이긴다’는 문구 역시 어깨띠의 모양과 상관없이 어설프게 얹어졌다.
안 후보의 벽보가 공개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완성 아닌가” “당명이 없다니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줄을 이었다. 그런데 이 벽보가 이제석씨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의도적으로 생소한 느낌을 주려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은 것만으로 이미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석씨는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 24세에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이름을 날렸다. 2007년 원쇼페스티벌(최우수상)을 시작으로 1년간 29개의 세계적인 광고 공모전을 휩쓸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를 설립한 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익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