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선거 벽보'에 문재인 측이 격한 반응 보인 까닭

입력 2017-04-17 10:53 수정 2017-04-17 15:02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1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선거 벽보에서 당명을 제외한 것에 대해 "보수세력의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필승다짐대회에서 "부패한 기득권 세력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리 후보, 렌탈 후보도 거론된다. 결국 그 후보(안 후보)는 자신의 포스터(벽보)에서 당명을 지웠다. 무슨 뜻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런 정당, 이런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맡길 수 없다. 부패세력, 적폐세력의 정권연장 시도를 반드시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국민주권선대위 필승다짐대회에서 추미애(오른쪽) 당대표 겸 국민주권 상임선대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석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안 후보는 왜 포스터에 국민의당 당명을 넣지 않았느냐"며 "국민의당 강령에 맞지 않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 당명을 포스터에 감춘 것인가"라고 공격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전날  ‘남다른’ 선거벽보를 내놓았다. 당명이 없고 기호와 이름마저 흐릿해 “진짜 선거벽보가 맞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두 손을 치켜들고 있는 안 후보가 ‘국민이 이긴다’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출근길 유권자를 향해 필승을 다짐하며 두손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벽보에 국민의당이라는 글자는 없었다. 어깨띠에 국민의당 심벌이 그려져있을 뿐이다. 국민의당 대선 경선 현장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호와 이름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얼굴과 기호, 이름을 부각한 보통의 선거 벽보와는 확연히 다르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며 자신의 선거 벽보에 대해 “변화하는 모습과 의지를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벽보가 특이하다”는 말에 안철수 후보는 웃음을 터뜨린 뒤 “저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아마 처음 하는 시도일 거다. 변화하는 모습과 변화 의지를 보여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