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됐으나 교육공무원 신분이 아닌 기간제 교사란 이유로 단순 사망 처리된 단원고 고(故) 김초원 이지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행사 ‘기억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행사 도중 발언 기회를 얻어 “세월호 희생자의 안식과 명복을 기원한다. 그 희생에 정규직, 비정규직은 없다. 고 김초원 교사와 이지혜 교사도 순직으로 인정되게 하겠다”며 “우리가 누구든 국민은 그 자체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인간은 존엄하다. 생명은 가장 소중한 것이자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끝까지 진실 밝히고 책임질 사람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많이 어루만지지 못해 죄송하다. 죄송함에 그치지 않기 위해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라 만들고, 다신 국민 가슴에 대못 박는 아픔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같은 자리에 참석해 “기간제 교사로 순직에서 제외된 김초원 이지혜 두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 재난지역 안산에 제대로 된 회복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추모안전공원을 조성하고 생명 안전 상징 도시로 만드는 일에 새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9명 미수습자를 찾는 일”이라며 “미수습자 가족 아니라 유가족 되고 싶다는, 세상에 이렇게 슬픈 소원이 또 있겠나. 현철이, 영인이, 은아, 다윤이,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아들 혁구, 영수님, 이들을 찾는 일에 최우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의 아이들이 촛불광장 밝혀준 별빛이 됐다. 지금까지 박근혜정부는 세월호를 그저 덮으려 했다. 그러나 정권교체로 들어설 새 정부는 다르다. 끝까지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지난 1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규직은 의로운 죽음이고, 계약직은 단순 사망이냐"는 모순된 현실을 토로했다.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기간제 교사 자격으로 세월호에 탔다가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두 교사는 침몰 당시에 가장 빠져나오기 쉬웠던 5층 객실에 있었지만 4층으로 내려가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참변을 당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가 마침내 뭍으로 올라온 지금도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세월호에는 교사 14명이 타고 있었다. 11명은 정규직, 3명은 기간제였다. 정규직 교사 11명 중 9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들은 공무 중 사망한 '순직' 처리가 됐다. 기간제 교사 3명 중 생존자 1명을 제외한 사망자 2명,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그렇지 못하다.
김성욱씨는 "교육공무원이 아닌 일반 근로자가 학생들 인솔하다 사망한 걸로 돼 있다"며 "순직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원이 할머니는 아직도 손녀가 미국에 유학 간 줄 알고 계신다. 연로하셔서 세상을 떠난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