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최고의 압박·개입’ 들고 방한…북·중은 '비밀협상'說

입력 2017-04-16 15:52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 오후 방한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17일 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최근 확정한 대북 정책기조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비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중국권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의 핵 포기 조건을 놓고 중국과 북한이 비밀 담판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건이 맞으면 3년 안에 포기한다”는 북한의 요구, “3개월 안에 해야 한다”는 중국의 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 기조를 ‘최고의 압박과 개입’으로 정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고의 압박과 개입 전략의 초점은 중국을 통해 북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핵항모 칼빈슨호 외에 또 다른 항모 니미츠호를 서태평양에 추가 배치하는 등 대북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대만중앙통신이 15일 했다. 동일 해역에 복수의 항모가 배치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일본 요코스카에서는 미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도 정비 중에 있어 유사 시 3척이 동원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통신은 또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된 스텔스전투기 F-35B가 폭탄 탑재훈련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미군이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가 공격받을 경우를 상정해 반격훈련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사실을 알고 있다. 대통령은 더 이상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방한 길에 오른 펜스 부통령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를 보고받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펜스 부통령은 16일 오후 입국해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한·미 장병과의 부활절 예배, 비무장지대(DMZ) 방문 등의 일정을 수행한다. 황 권한대행과는 17일 오후 1시30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면담과 오찬을 한다. 오후 3시에 양측이 함께 면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문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도발은 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을 상대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하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펜스 부통령은 황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어 18일 오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에서 연설을 한 뒤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난다.

미국이 이렇게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며 강경한 대북 전략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만 중앙통신과 홍콩 동망(東網) 등은 16일 중국과 북한이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북한 측이 중국에 ①경제이익 ②안전보장 ③핵무기 폐기에 필요한 시간 3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처럼 ‘평화적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과 교섭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측 요구 조건에 중국은 경제이익과 안전보장을 충분히 검토해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다만 북한이 3년 아니라 3개월 안에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고 역제안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梁國樑)은 양측 비밀담판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타결 확률은 반반이라고 평가했다. 량궈량은 만일 북한이 중국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거부하면 중국도 더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노력이나 주선을 단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에 석유 공급을 끊으면 김정은 체제가 3개월도 못돼 붕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