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바다 속에 있었던 지난 두 차례 추모기일에 하늘은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1주기 땐 황사를 먹은 흙비를 천둥‧번개와 함께 쏟았고, 2주기엔 여름 장마처럼 요란하게 비를 뿌렸다. 세월호 추모기일의 따뜻한 봄 날씨는 처음이다.
기상청은 세월호 침몰 3주기인 16일 전국이 대체로 맑고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낮 최고기온은 ▲광주 대구 28도 ▲강릉 대전 전주 27도 ▲청주 26도 ▲춘천 25도 ▲서울 수원 24도 ▲제주 23도 ▲부산 20도 ▲인천 18도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는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하고 따뜻한 봄 날씨가 전국에 예보됐다.
재작년과 지난해는 달랐다. 세월호 침몰 1주기였던 2015년 4월 16일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를 머금고 비가 내렸다. 우산과 황사마스크가 모두 필요했던 흙비였다. 강수량은 5~10㎜로 적었지만, 천둥과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불었다. 우박이 떨어진 곳도 있었다. 당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4도였다.
지난해 4월 16일에는 불과 하루 전까지 화창했던 하늘이 구름으로 뒤덮였다. 마치 여름 장맛비처럼 요란한 날씨였다. 당시 강수량은 20~80㎜를 기록했다. 제주 산간의 경우 시간당 40㎜의 폭우가 쏟아져 호우경보까지 내려졌다. 지리산 부근의 강수량은 100㎜였다. 당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7도. 이날보다 7도 낮았다.
세월호 3주기는 침몰했던 선체를 인양해 육지로 옮기고 처음으로 맞은 추모기일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뒤 해양수산부가 인양을 시작한 지난 22일까지 1072일 동안 해저 바닥에 있었다. 해수부는 20일 넘는 인양작업을 거쳐 지난 11일 전남 목포신항 육상으로 선체를 거치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