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주걱으로 때려 3살 아이 숨지게 한 사이비 종교집단 3년만에 붙잡혀

입력 2017-04-14 12:03 수정 2017-04-14 12:03
3살 아이를 나무주걱으로 때려 숨지게 하고 3년 동안 이를 은폐해온 사이비 종교 집단이 3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년 전 훈육 등 명목으로 3살 아이를 나무주걱으로 때려 사망하게 한 뒤 사체는 화장한 혐의(폭행치사 및 사체유기)로 주범 A씨(53·여) 등 4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2014년 7월 7일 A씨는 같이 공동체생활을 하던 최모(41·여)씨의 3살배기 아들 B군을 훈육 명목으로 나무주걱으로 때렸다. 말을 안 듣고 울었다는 이유였다. 아이가 고집이 센 게 “귀신이 들린 것”이라며 팔 다리, 입술 등을 7~8차례 폭행했다. 입술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아이는 축 늘어졌다. A씨 등은 B군이 이상하단걸 눈치챘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아이는 그대로 사망했다.

이날 저녁 이들은 하얀 이불로 B군을 감싸고 상자에 담아 차 트렁크에 실었다. 전북 전주의 야산으로 올라간 엄마 최씨와 A씨 등은 구덩이를 파 아이를 묻었다. 야산에 멧돼지가 출몰해 구덩이를 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이들은 3일 뒤 시신을 다시 꺼내  화장한 뒤 전북 임실군 강변에 뿌렸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에서 진돗개를 키우며 집단 공동체생활을 하던 사람들로 밝혀졌다. 정식 명칭은 없었지만 진돗개를 영물로 취급하며 진돗개가 누군가를 향해 짖으면 악귀가 들렸다고 믿었던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조사됐다.

B군이 사망한 사실은 3년 만에 세상에 알려졌다. 올해 경찰이 미취학 실종아동에 대한 집중 소재수사를 실시하면서 장기실종아동이었던 B군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2014년 8월 14일 엄마 최씨는 B군이 죽었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아이가 없어졌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실종 장소를 중심으로 수색을 하던 경찰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최씨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됐다. 경찰은 입양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벌이던 중 이달 초 해당 집단에서 이탈한 이들 등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해 A씨와 최씨 등을 검거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