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슬기·이재우·강효형,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

입력 2017-04-13 18:18 수정 2018-07-06 12:12
국립발레단은 올해 브누아 드 라 당스 후보에 단원 3명이 노미네이트되는 경사를 맞았다. 최고 여성 무용수 후보에 오른 박슬기, 최고 남성 무용수 후보에 오른 이재우, 안무가 후보에 오른 강효형(왼쪽부터.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 단원 3명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후보에 올랐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13일 브누아 드 라 당스 홈페이지와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오는 5월 30~31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리는 제26회 브누아 드 라 당스에 수석무용수 박슬기·이재우가 최우수 여성 무용수와 최우수 남성 무용수 후보로 각각 노미네이트 됐으며, 강효형은 안무가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2년 설립됐으며 현재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국제적인 발레 스타들이 이 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출신으로는 강수진(199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김주원(2006년 국립발레단) 그리고 김기민(2016년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수상한 바 있다.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에서 예기나 역으로 열연중인 박슬기. 국립발레단 제공

박슬기는 지난해 국립발레단이 공연한 ‘스파르타쿠스’(안무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예기나 역으로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니나 캅초바, 미국 ABT의 스텔라 아브레라 등 5명과 함께 최우수 여성 무용수 후보로 올랐다. 스파르타쿠스의 경쟁자인 크랏수스의 연인 예기나 역을 연기한 박슬기는 유리 그리가로비치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올해 2월 벨기에 플랑드르 발레단에서 같은 역으로 초청받았다.

국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카라보스로 출연중인 이재우. 국립발레단 제공

이재우는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안무 마르시아 하이데) 중 마녀 카라보스 역으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데니스 로드킨, 우루과이 국립발레단의 구스타보 카르발로 등 6명과 함께 최우수 남성 무용수 후보에 올랐다.

강효형은 2015년 국립발레단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무브먼트’에서 선보인 첫 안무작 ‘요동치다’로 브누아 드 라당스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했다. ‘요동치다’는 지난해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리드 앤더슨 예술 감독 취임 20주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기획된 갈라 공연에 초청받은 바 있다. 안무가로서 강효형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국립발레단은 5월 5~7일 창작발레 ‘허난설헌-수월경화’의 안무를 맡긴 상태다.

강효형이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요동치다'의 한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브누아 드 라당스에서 한국 남녀 무용수가 수상했지만 안무가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 2006년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볼레로’, 2012년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가 변혁 영화감독과 공동작업한 ‘윤이상과의 대화’로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한편 1999년 ‘카멜리아 레이디'를 통해 한국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상에서 최고무용수상을 받았던 강수진 예술감독은 이번에 워싱턴 발레단 예술감독인 줄리 켄트, 우루과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인 훌리오 보카 등과 함께 나란히 심사석에 앉게 됐다. 2006년 최태지 당시 국립발레단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심사위원에 위촉된 이후 2012년 김주원 당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