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결국 천만 '대머리'에게 사과했다

입력 2017-04-14 05:05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탈모 증상을 소재로 한 개그때문에 1000만 탈모인을 분노케 했다. 크게 논란이 된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이 나온 행사장에서 안철수 후보가 농담이라며 한 말이었는데, 온라인에서 '우리는 웃음거리가 아니다'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안철수 후보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사과했다.

안철수 후보는 11일 서울 방이동에서 열린 2017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서 참석해 유치원 과정 공약을 밝혔다. 이때 나온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를 화나게 했다. 그러나 이 말이 나오기 전 '유머'라면서 꺼낸 안철수 후보의 발언에 더 크게 분노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탈모인. 이들은 안철수 후보가 단상에 올라 "점심 식사 잘 하셨냐"며 시작한 아래와 같은 말에 상처받았다고 했다.

"제가 가끔씩 아재 개그를 하는데요. 주위 사람들이 자꾸 말립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들은 것 하나 있습니다.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답니다. 아십니까? (몰라요.) 그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랍니다." (안철수 후보)


이 발언 직후 탈모인이 모이는 디시인사이드 '탈모갤러리'에는 안철수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과 댓글이 제법 올라왔다. 

"탈모인을 비하했다" "저런 농담은 웃기지도 않고 우리에겐 상처다" "가뜩이나 머리 빠져서 힘든데 대선후보가 놀려서 더 힘 빠진다"등 반응이 이어졌다.

자신을 '대머리'라고 소개한 한 탈모인 기자는 12일 온라인매체 오마이뉴스에 "탈모인이 개인적·사회적으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생각한다면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을 계제는 아니다"며 "인권감수성이 제로인 대선후보"라고 비판했다.

이후 안철수 후보는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JTBC 정치부회의는 안철수 후보가 여러 기자들 앞에서 사과하는 영상을 12일 공개했다.


안철수 후보는 '탈모에 대해서 그렇게 아재 개그, 개그소재 삼는 것은 잘못됐다. 외모비하 발언 그런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느냐'는 한 남성 기자의 질문에 "예, 다 분위기 좋게 하자고 한 말씀들입니다.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과 발언 역시 탈모갤로 옮겨졌는데, "풍성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는 비아냥 섞인 댓글이 달렸다.

대한탈모치료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