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사건에서 피해자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승객이 호전적이어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던 유나이티드항공 CEO의 설명과 달리 그는 경호원에게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13일 일제히 보도한 영상은 피해 승객 데이비드 다오씨가 비행기 좌석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하다 출동한 경호원과 정중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오씨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현재 삭제했다. 그러나 영상은 여러 외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
1분10초가량의 영상에서 다오씨는 좌석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그는 "나는 내과의사이고, 내일 8시에 진료가 잡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호원의 말에 "유나이티드항공을 상대로 소송할 것"이라며 "안 내린다"는 말을 반복했다. "(내리느니) 감옥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소리치거나 흥분하는 모습은 없었다. 당시 다오씨는 변호사와 통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을 처음 올린 여성 승객 조아 그리핀 커밍스는 페이스북에 "남성 승객이 화를 내거나 공격적이지 않았다"며 "그는 단지 집에 가서 내일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다오씨를 두둔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강제 퇴거 사건을 최초로 알린 이전 영상에는 다오씨가 피를 흘린 채 비행기 바닥에 질질 끌려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호원의 폭력적인 행동에 다오와 주변 승객이 소리를 지르는 음성이 뒤섞여 들리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