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세계 최고령 금속활자 아니었다

입력 2017-04-13 15:50
증도가자. 국민일보 DB

고려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는 진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회의에서 심의한 증도가자 101점의 보물 지정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증도가자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의 가치를 찾을 수 없었다는 의미다. 다보성 고미술 전시관이 2010년 9월 증도가자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던 진위 논란은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증도가자는 보물 758-1호로 지정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하면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던 활자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1239년 목판으로 찍힌 고려 서적이다.

증도가자는 진품으로 공인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1377년 간행)보다 138년 앞선 13세기 금속활자 유물이 될 수 있었다.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의 서체를 비교하고 주조와 조판을 검증한 결과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시대를 특정할 수 없지만 오래된 활자일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