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후보들이 13일 첫 합동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다자 토론이어서 꼬리를 문 견제와 반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양보 없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관심은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대결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저는 국정경험이 있다. 안보조정회의를 경험하고 북한도 다뤄봤다. 안보, 경제, 정치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후보”라며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 갈 개혁을 위해선 교육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중장기적, 혁명적 변화를 위해 창의적 인재를 기르는 교육이 되려면 학제개편이 필요하다”며 ‘미래형 후보’임을 내세웠다.
경제 관련 공통질문은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소득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경제패러다임 바꿔야 한다. 첫째, 공공 민간 가리지 않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 낮추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영업이 잘되게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셋째,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 2020년까지 반드시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가계소득 낮은 이유는 세 가지다. 좋은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에 몰리고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 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 세 가지 모두 대응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정경쟁 구도를 조성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북폭설’이 현실화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공통질문에 두 사람은 비슷하면서 다른 대답을 했다.
문재인 후보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 동의 없는 선제타격은 안 된다고 말하고 포기시키겠다. 그 다음 전군에 비상태세를 내리고 비상체제로 국가를 운영하겠다. 다음으로 북한에 핫라인으로 선제타격의 빌미가 될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설득하고 중국과도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저는 최우선적으로 미국, 중국 정상과 통화하겠다. 와튼스쿨 동문인 트럼프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하고, 시진핑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말하겠다. 그다음에 북한의 도발을 즉각 중지하라고 성명을 내고, 군사 대응 태세를 철저히 하고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책검증 순서에서 안 후보를 공격했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시절 안 후보가 정당 강령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6·15남북공동선언 등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자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거듭 공격했다.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실무선에서 논의하는 과정에 잘못 발언이 나온 것이다. 국민의당 강령을 보면 모두 담겨 있다”고 되받았다. 문 후보는 “비판 받아서 (수정했느냐)”고 재차 공격했고,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삭제 논란은) 흑색선전이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5·18정신을 헌법에 넣자는데 동의하냐"고 다시 공세에 나섰고 안 후보는 "물론 동의한다. 지난해 11월 비폭력 평화혁명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문재인 후보는 평가를 요구하는 기자들 질문에 "뭐 잘한 것 아닌가" 하고 짧게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각자의 생각을 국민에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매일 이런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