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사립 유치원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발언이 여성 네티즌들을 정치 기사 댓글 페이지로 불러 모았다.
지난 11일 안 후보 유치원 공약 기사에는 여성 네티즌 댓글이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댓글 작성자 성비, 특히 정치 기사 댓글의 성비에서 여성이 남성을 추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육아 관련 이슈에 여성 유권자가 얼마나 민감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에 참석해 “대형 단설유치원은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 유치원 독립 운영을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은 ‘대형 병설유치원 신설 자제’로 보도됐다. 안 후보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라고 했으나 ‘병설 치원’으로 잘못 보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실을 모르는 공약”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여성들의 관심은 댓글 성비를 통해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댓글 성비 통계를 보면 안 후보의 유치원 발언 기사에서 여성의 댓글 참여 비율은 약 50%나 됐다. 통상 7대 3 혹은 8대 2 정도로 남성 댓글이 월등히 많은 정치 기사에서는 보기 힘든 현상이다.
10~11일 정치 분야 '가장 많이 본 기사'의 댓글 성비는 다음과 같았다.
◆ 정치 분야 '가장 많이 본 기사' 남녀 성비
남성 85 74 63 73 71 68 72 75 73 74
여성 15 26 37 27 29 32 28 25 27 26
(기간=2017.04.10, 단위=%)
4월 10일자 정치 분야 '가장 많이 본 기사' 1~10위의 남녀 성비를 집계한 결과 평균 7대 3으로 남성이 많았다.
◆ 정치 분야 '가장 많이 본 기사' 남녀 성비
남성 82 80 90 69 67 72 89 91 70 86
여성 18 20 10 31 33 28 11 9 30 14
(기간=2017.04.11, 단위=%)
4월 11일자 '가장 많이 본 기사'에서는 남녀 성비가 8대 2 혹은 9대 1까지 벌어졌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관련된 대다수 기사는 대부분 7대 3, 8대 2로 남성 댓글이 많다.
지난 11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문재인 후보 공약 기사의 댓글 성비는 남성 72%, 여성 28%였다.
이날 국민일보가 보도한 안철수 후보 검증 관련 기사의 댓글은 남성 67%, 여성 33%였다.
반면 이날 여러 매체가 보도한 '안철수 유치원 발언' 관련 기사에는 남녀 비율이 대략 5대 5를 보였고 여성이 남성을 추월한 경우도 많았다.
"사립 유치원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던 안 후보 발언에 여성이 강하게 반응한 것은 서민의 양육비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출산과 육아가 갈수록 삶을 짓누르는 현실이 '댓글 판도'까지 바꿔놓은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