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시진핑에게 “굉장한 협상 해보겠나…그럼 북핵 해결하라”

입력 2017-04-13 09:26

“당신(시진핑)도 우리(미국)가 현재의 무역적자를 계속 가져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 않나. 굉장한 협상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 그럼 미국 대중 무역적자를 유지할 가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하며 이 같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북핵 대응에 중국이 협력하면 중국에 우호적인 무역협상을 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공약과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중국이 환율 조작을 중단했으며 북한 문제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문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북한의 오랜 관계를 설명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말을 10분쯤 듣다 보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는 중국이 북한에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다고 느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더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이런 대화를 나눈 지 나흘 만인 12일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 공개된 내용은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굉장한 협상’ 제안을 시진핑 주석이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과의 우호적 무역협상을 위해 북핵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방침을 세운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선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김정은에게 미국은 항공모함뿐 아니라 핵잠수함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에게 핵잠수함에 대해 알려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