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정농단 조력자' 우병우 부실수사 비판한 임은정 검사

입력 2017-04-13 06:34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우 전 수석의 영장기각은 ‘정치검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12일 검찰 내부망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검찰이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난에 근거가 있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검찰이 김기춘, 우병우 등의 청와대와 조율하며 그 숱한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처리했다는 의심은 합리적 의심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주장한 임 검사는 “부실한 수사로 우병우도 승복할 수 없고 법원도 설득하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도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임 검사는 우 전 수석의 무혐의는 예상된 일이라고 비판하며 소극적 수사를 한 ‘정치검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검찰'을 만든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향후 특검이 실시되면 자신이 특검팀에 합류해 제대로 수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우 전 수석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다음날 새벽 특수본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심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하며 결과를 기다리던 우 전 수석은 곧바로 귀가했다. 법원은 지난 2월에도 박영수 특별검사가 청구한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조계 안팎에서 부실수사 논란이 일자 특수본는 브리핑을 통해 “수사가 부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특수본으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만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이 통화를 자주한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조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통화한 게 무슨 죄가 되나, 통화내역이라는 게 범죄 혐의를 추정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