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거침없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 받았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치원 공약을 혹평했다. 주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총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맡고 있다.
주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씨가 사립유치원 대회에 가서 한 발언을 들으면 참 기도 안 막힌다”고 했다. 그는 “이런 얘기를 사립유치원장 대회에 가서 하는 자의 속이 너무도 빤히 보인다. 정치인 속이야 원래 빤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들 갖고 저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전 대표는 안 후보의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한발 더 나갔다. 그는 “공립유치원 4673개원 중 271개원이 단설이다. 단설이 무슨 이유로 더 위험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아이들에게 가까운 곳에, 한마디로 부모들이 원하는 곳에 많이 짓는게 제일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선을 넘었다”고 했다. “한국은 공립유치원도 사립유치원장 눈치를 보면서 지어야 하는 나라인가? 언제부터 우리가 사립유치원장을 돈 주어 가면서 상전으로 모시기로 했나?”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는 전날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서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 독립운영을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국공립 시설 확충을 바라는 여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맘카페와 SNS에서는 "병설이든 단설이든 현재 유치원 문제가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말한 것 같다“ "사립유치원 교직원과 원장들이 모인 곳에 가서 표를 얻으려고 하는 공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유치원 공약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안 후보 측은 “병설 유치원을 늘리자는 취지”라며 “전국 초등학교에 병설 6000개 학급을 신설하겠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다음날 유치원 공약 논란에 대해 "만3세부터 유치원을 공교육화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큰 틀에서 보면 학부모들이 걱정하기보단 오히려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