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봄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아직 바람이 차고 건조하며,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호흡기와 피부는 마스크를 쓰거나 개인 위생을 관리하는 등 철저히 챙기게 되지만 어떤 부위는 역시 드러나는 부위임에도 비교적 간과되곤 한다. 바로 ‘눈’이다.
봄철에 부유하는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는 눈 건강에 치명적이다.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황사나 미세먼지에 포함된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은 각막의 세포막을 손상시킨다. 알레르기 항원이 결막에 접촉해 염증을 유발하거나 손상된 세포막에 바이러스균이 침투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안구건조증 등이 생긴다.
이 질환들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고 자칫 시력이 저하될 위험이 있어 전문가들은 조기에 치료받고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려면 손을 청결하게 씻고 가급적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외출할 때는 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고, 가려울 때는 인공눈물로 씻어내며,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눈 건강에 좋은 채소에는 블루베리, 당근, 양배추가 있다. 이 채소들은 황반을 구성하여 눈을 보호하는 루테인,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비타민A, 눈 피로를 덜어주는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배추는 비타민A뿐 아니라 비타민C와 유황성분이 풍부해 미세먼지로 인해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시킨다.
이러한 양배추 효능은 양배추즙이나 양배추주스로 섭취할 때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양배추의 영양소가 열에 쉽게 손실되는 이유에서다.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양배추즙은 제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시중에는 영양을 배가한 양배추브로콜리즙, 맛이 좋은 양배추사과즙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그러나 양배추즙은 즙을 추출하는 방식이 영양소의 함량과 양배추즙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잘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식품과학기술학술지(2015)>에 따르면 양배추는 겉잎에 식이섬유와 비타민C, 항암물질인 설포라판 성분 등이 상당량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양배추를 물에 달이기만 했을 때보다 양배추를 겉잎까지 통째로 갈았을 때 추출하기 수월하다. 음식의 줄기, 뿌리, 껍질을 버리지 않고 통째로 먹어야 음식의 영양소를 온전히 얻을 수 있다는 ‘전체식’을 추출 방식에 적용한 것이다.
진단검사기관 슈어퀘스트랩(SureQuestLab)이 전체식 방식의 양배추분말액과 물 추출 방식의 양배추즙의 성분 함량을 연구한 결과, 분말액의 아연, 셀레늄, 칼륨, 칼슘, 플라보노이드 등 영양소가 즙보다 각각 1.66배, 2.25배, 5.05배, 8.18배, 10.5배 더 높았다.
미세먼지는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인자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안질환은 미세먼지 높은 날의 생활 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눈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