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축구 실력을 모두 갖춘 유벤투스 FC(이탈리아)의 공격수 파울로 디발라(24·유벤투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제2의 메시’로 불리는 그가 자신의 영웅 리오넬 메시(29·FC 바르셀로나) 앞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디발라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팀의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디발라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메시와 함께 뛴 다음 “마침내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전 메시와 비교되는 데 대해 “나는 메시가 아니라 디발라다. 나는 디발라가 되고 싶을 뿐이다”고 큰소리를 쳤다. 허풍이 아니었다. 디발라는 전반 7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후안 콰드라도의 패스를 받은 왼발 터닝슛으로 센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22분엔 왼쪽 측면에서 마리오 만주키치의 왼쪽 크로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디발라는 빠르고 간결한 왼발 슈팅으로 바르셀로나의 압박 수비를 피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디발라의 연속골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유벤투스는 특유의 빗장수비로 바르셀로나의 MSN(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을 봉쇄했다. 특히 초조한 모습을 보인 메시는 4차례 슈팅을 날렸으나 유벤투스 골문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많은 축구 팬들은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떠난 이후 차세대 축구의 아이콘이 될 두 선수로 디발라와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꼽는다. ‘현대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리고 사키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에게 “디발라는 제2의 메시가 될 수 있는 선수”라며 “레알 마드리드는 반드시 그를 영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벤투스의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은 경기 후 “디발라는 최근 2년간 극적으로 성장했다”며 “나는 디발라가 전 세계 ‘톱5’ 안에 들기에 충분한 선수라고 말해 왔다. 디발라는 매 경기 기복 없는 기량을 펼쳐야 한다”고 칭찬과 조언을 동시에 했다.
유벤투스는 이날 승리로 2014-2015 시즌 대회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해 우승컵을 내준 아픔을 설욕하며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6강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 0대 4로 대패했지만 2차전에서 6대 1로 이겨 1, 2차전 합계 6대 5로 역전승했던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