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주말 대낮 도심 횡단보도에서 처음 본 여성의 얼굴을 팔꿈치와 주먹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코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멍투성이가 됐지만, 경찰은 단순 시비로 보고 남성을 간단히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12시40분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조모씨는 마주오던 여성 A씨의 얼굴을 팔꿈치로 친 뒤 이에 항의하는 A씨를 주먹으로 때려 코뼈를 부러뜨렸다.
YTN이 10일 입수해 보도한 영상을 보면 건널목을 건너던 남성이 마주 오던 여성의 얼굴을 팔꿈치로 치고 지나간다.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여성은 고통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남성의 등을 치며 이유를 따져 묻는다. 하지만 남성은 또다시 여성을 향해 달려들며 주먹을 휘두른다.
무자비한 폭행에 여성은 힘없이 길바닥에 쓰러졌고,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뛰어들어 폭행 남성을 제압한다. 다른 시민들도 피범벅이 된 여성을 위해 휴지를 갖다 주며 응급초치를 취한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경찰은 단순 시비로 인한 폭행이라며 남성을 풀어줬다. 횡단보도에서 여성이 어깨를 부딪친 뒤 사과하지 않아 때렸다는 남성의 말만 듣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주변 CCTV 영상을 보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남성이 여성을 팔꿈치로 가격하기 전까지 어떠한 신체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경찰은 남성이 마주 오는 여성을 피하려고 팔꿈치를 들어 올리다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확보한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한 뒤 영장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