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애씨가 췌장암이 재발해 결국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선 과거 ‘황토팩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고인과 이영돈 PD의 악연이 회자됐다.
고인은 2002년 ㈜참토원의 부회장을 맡아 황토팩 사업으로 17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 파트너로 만났던 박장용 참토원 회장과는 2003년 결혼했다. 이 사업은 2007년 KBS 이영돈 PD가 진행하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타격을 입었다.
참토원은 이듬해 KBS와 제작진을 고소하고 2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민사소송은 “황토팩에서 검출된 철 성분이 분쇄기가 마모돼 생긴 것이라는 보도로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며 “이영돈 PD 등 2명과 KBS가 참토원에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마무리됐다.
2013년 형사재판 항소심 재판부는 “중금속이 있다는 보도 내용은 허위지만 그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정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김영애씨는 사업 파트너이자 반려자였던 박 회장과 협의이혼했다. 고인은 SBS ‘좋은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하며 “굵은 쇠줄로 내 목을 옥죄는 것 같았다. 이런저런 것들이 너무 나를 압박해 우울증으로 1년을 앓았다”는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씨는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를 숨긴 채 촬영을 마쳤다. 방송 종료 후 9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치료를 이어간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법적공방 때문에 2015년까지 KBS에 출연하지 않던 그는 지난해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로 KBS에 다시 모습을 비쳤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중도하차했다. 지난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최곡지 역으로 캐스팅되며 복귀했다. 이후 10월 췌장암이 재발했고, 통원치료를 하며 촬영을 이어가다 결국 4회 연장 분을 남겨둔 채 하차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