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측 “홍준표 꼼수 출마 말고 사퇴하라”

입력 2017-04-08 17:15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측이 경남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게 ‘꼼수출마’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홍 후보는 현직 공무원 신분이라 공직선거법에 따라 본인 지지 발언을 포함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유 후보 측 이상곤 수석부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홍 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오늘도 공개연설을 못하고 연단을 내려왔다”며 “현직 경남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꼼수출마'를 고집하다 벌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지난 6일 홍 후보 측에 ‘선거 운동성 발언을 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니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법을 준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수석부대변인은 홍 후보가 이 때문에 공개연설을 못하는 처지임을 지적하며 “오늘도 홍 후보는 선대위원 임명장 수여로 시간을 보낸 뒤 ‘선관위가 연설을 못하게 해 오늘은 여기서 그만하겠다'며 공개연설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기 좋아하는 홍 후보가 말도 제대로 못하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견디는지 신기할 정도”라며 “한편으론 가는 곳마다 막말과 입씨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홍 후보가 강제이긴 하지만 단 며칠이라도 이렇게 말을 참아주는 게 다행이기는 하다”고 비꼬았다.
홍 후보는 경남 지역 보궐선거를 막겠다며 공직자 사퇴 시한 마감일인 오는 9일까지 지사직 사퇴를 미룬다는 입장이다. 이 수석부대변인은 “본인은 내일 자정 지사직을 내놓고 10일부터 벼르던 공개연설을 맘껏 하겠다고 했다”며 “자꾸만 ‘무자격 후보'만 자처하지 말고 차라리 1년도 더 남은 경남지사직에 충실하시는 게 어떠신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 측은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청년의 롤 모델’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젊은이들이 저를 꼰대라 싫어하는 줄 알고 있다”며 “야들아 내가 너희들의 롤 모델이다. 그런데 왜 나를 싫어하냐”고 말했다.
유 후보 측 이기재 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 “(홍 후보가) 청년들이 자신을 꼰대라고 싫어하는 줄 알기는 하시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나, 자신이 청년들의 롤 모델이라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나 같이 노력하면 돼'라는 것을 꼰대들만 모른다.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하고 자기 인생을 롤 모델로 삼으라는 것이 꼰대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꼰대 준표를 롤 모델로 삼게 대한민국 롤 모델이 다 얼어 죽었느냐”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홍준표 후보를 롤 모델로 성장한다면 대한민국은 양아치 싸움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취재하는 기자에게 ‘그걸 왜 물어?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 ‘안경 벗기고 아구통을 날리겠다'고 말하고, 대학생 간담회에서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같잖은 게 대들고. 패버리고 싶다' 등 막말을 수없이 하고 다니시는 분이 어떻게 청년의 롤 모델이라고 사칭하실 수 있는지 그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