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 그림자 지워라” 충언했던 친박계 원로 김용환 별세

입력 2017-04-08 07:17
사진=YTN 캡처

친박계 원로의 대표이자 1997년 대선에서 ‘DJP’ 연합의 주역이었던 김용환 전 자민련 수석부총재이자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7일 별세했다. 85세. 

김 고문은 박정희 정권에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재무부 장관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충남 대천, 보령 지역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내리 4선을 지냈다.

1997년 자민련 사무총장을 맡으며 당시 한광옥 새정치국민회의 사무총장과의 협상을 통해 DJ와 JP의 후보 단일화를 주도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1999년 JP가 내각제 개헌을 포기하자 김 고문은 JP와 결별을 선언하고 탈당해 한국신당을 창당했다.

2002년 대선에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원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좌장을 맡기도 했다. 2012년 대선 때 김 고문이 일부 언론에 ‘7인회’를 거론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별하게 된 계기는 최순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은 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라고 조언했다가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연락 한번 없던 김 고문은 2015년 이후 건강이 크게 나빠져 외부활동을 거의 못했다. 지난해 연말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듣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그렇게 됐다며 한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으로 발인은 10일이다. 유족은 나춘구 여사와 아들 기주·기영씨가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