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柯洁)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5월 하순 중국 쑤저우의 우전에서 대결한다. 커제 9단은 2017년 현 세계 바둑 랭킹 1위이다.
중국기원 관계자는 오는 10일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는다며 대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이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3월 16일 중국기원을 통해 직접 알파고와 대국을 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커제와 알파고의 대결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당사자인 구글 딥마인드 측에서 함구해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커제 9단이 소속된 중국기원 측에서도 기자들의 공세에 “비밀리에 접촉 중이다”, “대상자는 커제 9단이다” 정도로만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번 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버전의 알파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는 1.0 버전이고, 지난 1월경 인터넷 바둑 ‘한큐바둑’에 혜성처럼 나타나 60연승 거뒀던 최신판 알파고 ‘마스터’ 또한 시험 버전이었다.
당시 커제 9단은 알파고 마스터와 3번의 대국을 뒀지만 0승 3패를 기록했다. 이 패배의 충격으로 커제9단은 병원에 입원했다며 SNS에 근황을 올렸었다.
그동안 딥마인드는 알파고 2.0의 가능성을 공언해왔다. 알파고 2.0은 인간의 기보 없이 강화학습으로 성장한 버전으로 인간의 바둑을 전혀 모르는 상태다. 오직 바둑의 규칙만 아는 0의 상태에서 알파고끼리의 대전을 통해 바둑을 학습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바둑이 아닌, 인공지능의 바둑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알파고 2.0의 등장으로 바둑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