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부인, 위안부 할머니 빈소 '행동' 논란…해명 들어 보니

입력 2017-04-07 00:02 수정 2017-04-07 00:02
사진=김미경 교수(왼쪽)와 안철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일행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보여주기식 조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안 후보 측은 "홍보 목적은 아니였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이화여대 익명 커뮤니티 이화여대 에브리타임에는 이순덕 할머니의 빈소에서 김 교수를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헌화를 하고 밥 먹는 순간에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우글거리며 다가오더니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이 분이 안철수 대표님의 아내 분이다'라고 말했다"며 "옆 테이블에 가서 또 인사하고, 그 뒤 테이블에 가서도 또 소개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고 적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이화여대 학생이 “‘그런 건 나가서 하시라"고 하자 이 일행은 빈소에서 사진 촬영까지 한 뒤 빠져나갔다“며 "너무 의도가 뻔하고 정치적인 행동을 보며 불순하고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또 “다른 정치인들도 장례식장에서 선거활동을 하고 갔다”고 비판하며 “너무 슬퍼서 울고 있는 중에 글을 쓴다”며 “선거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아닌 진정으로 할머니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장례식장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확산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국민의당 신용현 최고위원은 6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배숙 정책위 의장, 신용현 최고의원, 김삼화 사무총장이 이순덕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조문을 갔다"며 "이 자리에는 평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도 조문을 가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서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문을 마친 뒤 안쪽 테이블로 안내 받아 들어가면서 의원 중 한 분이 학생들이 앉은 테이블 3곳에 '안철수 대표 부인으로 서울대 의대 교수님인 김미경 교수세요'라고 말하고 안쪽 테이블로 들어가 앉았고, 그때 학생 중 한 명이 '인사는 밖에 나가서 해 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최고위원은 "홍보 목적으로 방문했다면 공개 일정으로 방문했을 것이나, 일정 자체도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조문하는 사진을 김 교수 쪽에서 찍지도 않았다“며 ”이날 김 교수와 의원들은 윤미향 정대협 대표 등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안부와 장례비용 문제, 소녀상 문제,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조문을 간 의도가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