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인 기자에게 '살색' 하면 자연스럽게 피부색이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살색이라고 알고 있는 그 색을 '연주황색'이라고 배운다. '살색'은 인종차별이 담긴 단어여서 그렇다.
캐다나의 한 속옷회사가 누드색, 우리 표현으로 하자면 살색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다양한 누드색 속옷을 개발했다. 2000여만원의 클라우드 펀딩으로 이뤄져 다음 달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의 이름은 러브 앤 누즈(Love & Nudes). 창업자인 찬달 카터 테일러(Chantal Carter Taylor)는 수년 동안 자신에게 맞는 누드색 브래지어와 팬티를 찾았지만 실패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피부색과 비슷해서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누드톤 속옷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테일러에게 캐나다뿐만 아니라 '패션의 메카'라 불리는 뉴욕에서조차 거의 비슷한 색상의 누드색 속옷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왜 속옷 브랜드는 여성의 몸 색깔을 신경 쓰지 않는 걸까"하는 의문은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패기로 이어졌다.
테일러의 단순하지만 당연했던 욕망은 2만5200캐나다달러(2100만원)의 십시일반 온라인 모금으로 현실이 됐다. 5월이면 여러 가지 색상의 누드톤 속옷이 그에 꼭 맞는 여성의 몸을 감쌀 것이다.
러브 앤 누즈가 최근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loveandnudes)에 공개한 시제품 천 조각의 색상은 무려 9가지다. 2개월 전쯤 가진 란제리쇼에서는 7가지 색상의 누드톤 브래지어와 팬티를 공개했다.
테일러는 4일(현지시간) 캐나다 매체 C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피부색을 가졌든 간에 우리가 가진 그대로 모두 아름답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